2017. 1. 20. 13:41


벌써 한 이십년정도 된 이야기다.

대학교 시절 한 친구녀석이 어느날 전화를 했다.

과외를 하는 학생에게서 질문을 받았는데 모르겠다는 것이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여러 점으로 이루어진 다각형이 있을 때, 임의의 점이 그 도형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생각좀 해보마 했었다.

다음날쯤이었나...버스를 타고 가다가 불현듯 방법이 떠올랐다.

그리고 간단하게 Visual C 로 프로그램을 짰다.

점을 입력받아 다각형을 그리고 마우스로 위치를 찍으면

다각형 안인지 밖인지 팝업으로 알려주도록 말이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알고리즘을 설명해주었다.

그때 친구의 반응은 고맙다, 대단하다와 더불어

논문을 써보라는 것이었다.

무슨 얼토당토 않는 소리냐며 그냥 넘겼다.

그리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내가 생각한 알고리즘과 똑같은 알고리즘이 

이미 나와있었다. 심지어 내가 생각한 변수명까지 똑같았다.

그래...당연하지...MFC나 여러곳에 이미 그런 메소드는 존재했으니까.


근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각이 난다.

그 친구는 논문을 떠올렸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차이가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사건을 대하는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또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이기도 하다.

하나의 알고리즘을 생각했을 때 논문발표를 생각하는 사람과

무슨 이딴걸로 논문이냐고 생각하는 사람.

그 친구는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를 땄고

나는 학사졸업 후 취직했다가 지금은 별볼일 없는 변두리 개발자이다.

Posted by 부르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