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이보그 그녀' 국내 개봉에 맞추어 잠시 방한했던 아야세 하루카.
그녀의 2008년도 작품 이치를 봤다.
맹인검객 이야기 자토이치의 여성판이라고들 한다.
자토이치를 못본 나로서는 뭐라 할말이 없다.
암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지만 하루카의 팬으로서 관람을 했다.
그런데 뭐...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치와 토마
주인공 이치는 맹인 아버지를 둔 맹인꼬맹이로 어렸을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맹인들이 모여사는 곳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샤미센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이따금씩 들르는 아버지에게서 검술도 배운다.
하지만 팔자가 참 거시기해서 자신은 겁탈한 남자를 죽이고 맹인촌에서도 쫒겨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찾아 진짜 아버지인지 묻고 싶은 일념으로 아버지를 찾아나서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만큼 마음도 닫혀버려 사람을 믿지 못하는 주인공 이치,
우연히 토마라는 놈을 만나는데 이놈은 검술실력은 뛰어나지만 어렸을적 어머니를 눈멀게한 트라우마로 검을 뽑지 못한다.
무술교관의 아들이지만 씁쓸한 팔자로 전락한 몸, 수행을 위한 여행중 이치를 만났다.
역시 미모의 여인
아버지를 찾기위해 도착한 마을은 두 조직의 세력싸움으로 일촉즉발의 위태위태한 상황.
만키(만귀)라는 오야붕은 며칠전 본 적벽대전에서 감녕역을 맡았던 나카무라 시도,
반대쪽 오야붕의 아들은 쿠보스카 요스케다.
남자주인공은 오오사와 타카오.
나름 화려한 출연진이다.
오오사와 타카오는 최근 한국 영화에 캐스팅되어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단다.
나카무라 시도는 적벽, 그리고 그 이전에 이연걸과 무인 곽원갑에 출연했었고...
이미 한,중,일 영화판에서 국경은 의미가 없어진 듯 하다.
하긴...영화 뿐은 아니다. 가요계나 방송계도 차차 벽이 엷어지는 추세니..
그래도 아오이 소라의 국내 방송출연은 좀 그렇다.
화상으로 흉한 얼굴을 한 만키역에 나카무라 시도
마지막 일전에 임하는 코보스카 요스케. 갑자기 심한 짝눈으로 나와서 깜놀~
마지막 만키를 베기 전의 비장함
아야세 하루카가 이런 시대극에 그것도 떠돌이 맹인검객역으로 나온다고 했을때 정말 궁금했다.
그 모습이 어떨지...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나름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배우긴 배우구나...
그래도 역시 사이보그 그녀에서 보여준 발랄한 이미지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사무라이 시대...
허리춤에 칼을 찬 사람이라면 누구나 명분에 의해 싸우고 언제든 죽을 수 있고 언제든 죽일 수 있는 시대...
사람 목숨이 그렇게 가벼이 여겨졌다니...이해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무사가 무엇이고 무사의 자존심은 무엇이고 명분이란 무엇이고 삶의 이유란 무엇인가...
목숨보다 명분이 중요한 시기가 분명히 있었음을, 그리고 그게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오히려 돈과 개인의 이득 이외에 명분이란 찾아보기 힘든 요즘에 비하면
그때가 멋졌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하루카 영화보고 별소릴 다하네...-_-
암튼 일본스타일의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