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님의 만화는 하나같이 명작이다.
단 한작품이라도 그의 만화를 접한다면 나머지 모든 작품을 아니 볼 수 없으리라.
그 중에서도 감동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바로 '바보'다.
처음 바보가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정말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처음 강풀의 만화가 영화화 된 것은 미심썰 시즌1 이었던 아파트였다.
고소영 주연의 영화로 태어난 아파트는 무참히 망해버렸다. 나는 관심도 없었고 보지도 않았다.
보지 않아서 확실히 말은 못하겠다만 원작자인 강풀님은 당시 영화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본인의 말에 따르면 원작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영화였다고 한다.
하지만 바보가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그리고 그 주인공이 하지원, 차태현이라고 했을때...
우려중 절반을 기대로 바꿀 수 있었다.
왜냐...왠지 어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영화는 개봉할 줄을 몰랐다.
촬영한다는 소식 접한지가 언젠데...1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가 드디어 2008년 초 개봉을 하게 되었다.
여차저차해서 못보고 지나간 영환데 엊그제 과속스캔들을 통해 차태현을 봐서인지
바보가 떠올랐다.
그래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원작에 너무나 충실했고 고스란히 담아내려 노력했지만 원작의 감동은 차라리 저해요소가 되었다.
아무리 해도 원작만큼의 완성도와 감동은 줄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 저편으로 원작 만화가 자꾸 오버랩 되었다.
물론 차태현은 훌륭한 연기로 승룡이를 표현해 내었고 하지원도 박희순도 연기는 잘 해주었다.
하지만 작가가 만화를 통해서 정말 100퍼센트 전달해 낼 수 있었던 그것들을 영화는 제대로 전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만화를 너무나 충실히 스크린에 옮겼다.
장소며 구도..심지어 대사까지 상당부분 만화와 일치했다.
하지만 결말부분을 없애버린 것은 너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참 맘에든 결말이었는데...
또 하나, 승룡이가 바보가 되는 과거일..만화를 볼때는 그 부분에서 진짜 조낸 울었었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짧게 나온다. 엄마가 그 때 왜 집에 없었는지도 이해할 수 없게 말이다.
바보 승룡이가 왜 항상 웃는지...그 중요한 이유를 생략해 버리다니. 그건 정말 실수다.
그리고 또 하나, 작은별 희영이 얘기도 좀 생략 되었는데 영화상 비중이 적어서 그랬나보다.
강풀 만화에서는 모든 인물들이 중요하고 나름 연관도 있는데...영화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희영히도 결국 승룡이, 상수, 지호와 모두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는데...
자꾸 뭐 아쉬운 점만 생각이 나네..ㅎㅎ
원작의 완성도가 어느정도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내가 원작 만화를 모르는 상태였더라면 어땠을까...
강풀은 이렇게 말했다.
'첫번째 영화인 아파트는 원작과 너무 달랐고 두번째 영화인 바보는 원작과 너무 같았다.'
달라도 문제...같아도 문제...
이번에 개봉한 순정만화는 어떨까...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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