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preview/영화2009. 10. 25. 15:44


너무나 기대했던 영화...내사랑 내곁에를 이제서야 봤다.

현재 관객은 200만 남짓...흥행은 아무래도 이쯤에서 끝인가보다.

처음 개봉하자마자 봤어야 하는데...여기저기 널려있는 영화평들이 선입견을 심어준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영화는 루게릭병에 걸린 백종우와 장례 지도사 이지수의 사랑 이야기다.

그래...분명 사랑 이야기다. 루게릭 이야기도 아니고 장례 지도사 이야기도 아닌 둘의 사랑 이야기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눈물이었다.

그냥 뭐랄까...눈물을 좍좍 흘려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영화이길 바랬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게 안됐다.

드라마, 영화 보면서 눈물 잘 빼는 난데...이상하리만치 슬프지가 않았다.

하지원의 눈물을 보면서도 난 이상하리만치 멀쩡했다.

왜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몰입도가 부족한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김명민의 연기를 자꾸 보게 된다.

저기서 저렇게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구나...

마비가 심해지면서 발음도 조금씩 뭉개지는 것도 연기인가?

저렇게 살 빼려고 얼마나 고생 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김명민이 준비한 디테일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보게되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화재를 불러일으킨 김명민의 연기투혼은 연기를 연기로 보게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싶다.

또 한가지 몰입의 방해요소는 어쩌면 애초에 둘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공감가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김명민의 연기는 연기로 보게 되고...그래서 하지원의 연기도 연기로 보게되고...

거기에 결정적으로 방해가 되었던 것은...바로 성적인 부분이다.

사람이 사랑을 하면 육체적인 사랑도 당연히 따르는 것이겠지만...

주인공들이 툭툭 내뱉는 성적인 농담과 몇차례 드러나는 하지원의 노출은 몰입의 가장 큰 방해요소가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로 인해 둘의 사랑은 가슴을 움직이는 슬픈 사랑이 아니라 주변에 널려있는 그냥 일반적인 사랑으로 비추어진다.

감독이 '눈물 짜내는 신파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담담하게 둘의 사랑을 그려내고 싶었다.' 라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성공이겠지만...그렇지 않았다면 뭐 실패가 아닌가...싶다.


반면 모든 등장인물의 연기를 참 좋았다.

임하룡, 임성민, 남능미, 가인, 신신애, 강신일 등 모든 출연진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다.

김명민, 하지원의 연기도 훌륭했다.

다만 영화라는 것은 연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좋은 연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한가지는...역시...아프지 말자였다. -_-a

내 몸 아프면 나도 고생 가족도 고생이다.

큰 병 걸리면 집안 기둥 뿌리 뽑는거 순식간이다.

보험이고 지랄이고 일단 무조건 아프지 말자.
Posted by 부르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