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나비처럼...
이번주에 개봉한 기대작 두편 중 하나다.
조승우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드레수애의 명성황후 연기로...이미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던 영화다.
원작은 야설록의 소설이다.
90년대 중반 신문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소설인데...원작은 평가가 상당히 좋다.
물론 야설록이 무협작가이고 평가는 대부분 무협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1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영화로 탄생한 불꽃처럼 나비처럼...
토요일 아침...늦잠을 자도 되겠지만 일찍 일어나 강남으로 향했다.
난생처음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보는 순간이다.
조조라서 5,000원, TTL 할인이 되어 4,000원에 영화 한편을 관람했다. ㅎㅎ 좆쿠나~
캐스팅은 이미 뭐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어느 영화건 어울릴것 같고 절대 실망을 줄 것 같지 않은 조승우는 역시 무명역에 딱 어울리는 느낌을 받고
많은 여성들이 분했던 명성황후....드레수애의 자태는 그야말로 명성황후의 재림이다.
대원군 역할의 천호진도 대원군의 고뇌를 적절히 표현해 주는 좋은 연기를 해 주었다.
영화는 무명의 어린시절을 잠시 비추면서 시작한다.
천주교 신자인 어미를 눈 앞에서 잃는 요한....요한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무명이 된다.
그리고 어느날 그의 앞에 나타난 여인 민자영...
첫만남...풍경이 아름답다.
무명의 삶은 이 순간부터 오로지 민자영을 위한 삶으로 바뀐다.
무명의 삶의 이유는 단 한가지 민자영일 뿐이다.
그러나 조선의 왕비가 된 민자영은 더이상 민자영이 아니고...무명은 다가갈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쩌랴 그의 검이 어찌 살라 일러주는 것을...목숨 건 배포로 금군이 되어 궁에 들어간다.
그리고 일편단심 처절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목숨을 걸고...아니 목숨을 버리고 자영을 지킨다.
그리고 끝내 자영과 함께 이 세상을 떠난다.
무명은 어미를 지키지 못한 자신의 무력함에 분노하여 스스로 강해진 인물이다.
투박한 칼 한자루로 일만의 군사와 홀로 대작하는 배짱과 용기, 그리고 수십명쯤은 혼자 썰어버릴 검술을 갖추었다.
대원군의 장수 뇌전과 1:1 결투신이 두번 있는데 이 때는 CG 가 곁들여진다.
그런데..참...그 CG 라는 것이...
때때로 사람을 CG로 만들어 움직이곤 하는데 그 움직임이 참으로 부자연스럽다.
적절한 와이어 액션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CG 는 좀 아니다.
뇌전과의 일대일. CG 가 아쉽다.
대원군 1만의 군사를 홀로 막아선 무명.
무명은 수 차례 죽음으로부터 왕후를 지켜내지만 결국 최후까지 지켜내지는 못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조선 역사의 대 치욕...왜놈 칼에 조선의 국모가 시해되는 그 순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무명은 목숨을 버리고 끝까지 자영의 앞을 막아섰고 그 용기와 사랑 앞에 눈물이 절로 났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던 자영 수애의 눈물과 표정에서 눈물은 배가 됐다.
'난 결코 너희들이 두렵지 않다. 오늘을, 나를 기억하라. 나는 조선의 국모 민자영이다.'
마지막 날의 명성황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예전 조수미의 '나 가거든' 뮤비가 바로 명성황후 이야기였다.
그때 명성황후는 이미연이 맡아서 연기를 했는데...그때 이미연이 외치던 '내가!!! 조선의 국모다.' 는 잊을 수가 없다.
몇번을 봐도 몇번이고 눈물이 났었다.
가끔은 생각만해도 눈물이 난다. 나랑 명성황후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 주책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야설록은 이 소설을 쓰면서 이렇게 말했다.
명성황후께 드리고 싶었다. 누군가로부터의 오로지 주기만 하는 무한의 사랑을...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그런 의도의 말을 했었다.
그런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기에 영화는 무명과 자영의 감정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 둘의 마음이 어떻게 시작이 되고 어떻게 끝나게 되었는지...
사실 소설에는 둘 사이의 대화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영화는 참으로 많은 대화를 한다.
'아니 씨바 무슨 왕비랑 일개 장수가 맨날 저래...' 라고 생각하면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실제 궁에선 어땠을까...이런 생각을 하면서 볼 영화가 아니다.
영화를 위한 장치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자. 여차피 역사 다큐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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