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칼의 노래.
많이 알려진 책이고, 훌륭한 책이다.
결코 백원짜리 동전에 새겨질 위인이 아닌 해전사의 신화 성웅 이순신.
그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언제나 재미있다.
일휘소탕 혈염산하
그의 검명속 물들일 염자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염자의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작가의 문장은 무겁고 깊다.
사실의 나열이나 배경의 단순묘사가 아닌 문학의 문장이다.
충무공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내는 왜란의 참상은
차마 상상하기조차 힘든 지옥의 문턱이다.
시종일관 담담한 어투로 말하지만 그 너머의 아픔과 고민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전지적 작가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이기에
권율이나 원균, 선조, 진린등의 인물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혹독하지 않다.
작가의 상상에 의존하는 부분이 분명 있으나 난중일기나 장계등의 사료에 의한
사실에 기반하므로 때로는 더욱 참혹하고 때로는 더욱 담담하다.
정유년 재란즈음 백의종군 시점부터 소설을 시작한다.
임진년부터의 전쟁에 대한 부분은 회상과 같은 기법으로 그려준다.
7년간의 전쟁을 충무공의 시점에서 그려내는데 전쟁의 묘사가 주가 아니기에
한권의 분량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또한 충무공의 죽음과 함께 소설도 끝이 난다. 노량해전의 더 구체적인 묘사나 결과는 없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느낌이다.
한국 영화역사상 최고 관객수를 기록한 명량이 떠올랐다.
재미있게 봤고 충무공의 깊은 수심도 그려내려 노력한 것은 알겠으나
이 책을 읽고 난 뒤라면 명량이라는 영화는 가볍게 느껴질 것이다.
칼의 노래. 이 책은 그 당시 이순신의 마음 만큼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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