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preview/책2010. 9. 15. 11:08

정의란무엇인가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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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기관차 운전사입니다.

철로 앞에는 다섯명의 인부가 공사를 하고 있는데...브레이크가 고장이 났습니다.

잘 살펴보니 옆쪽에 임시선로가 있고 그곳에는 한명의 인부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핸들은 고장나지 않았네요...

당신은....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버드대학에서 20년간 최고의 수업으로 칭송받는 수업. 바로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정의' 수업이다.

수업은 위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의견을 피력한다.

'다섯명을 죽이는 것 보다는 한명을 죽이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보통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곧바로 새로운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당신은 운전사가 아니라 다리 위에 서있는 구경꾼인데 때마침 당신 옆에는 뚱뚱한 남자가 서있고

그 남자를 밀면 철로에 끼어 죽지만 인부 다섯명은 살릴 수 있다.(이건 확실하다고 가정)

당신의 선택은?

사람들은 또 고민하지만 다음과 같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밀어 철로에 떨어뜨리는 행위는 적극적인 살인이므로 옳지 않다.'

그렇다면 내 앞에 핸들이 있고 핸들을 꺾으면 옆의 남자가 떨어지게 되어있다면??

운전사가 핸들을 꺾는 것과 내가 핸들을 꺾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며 도덕적, 철학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드는 수업...그것이 마이클 샌델의 'Justice' 라는 수업이다.

샌델은 수업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 출간했고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의 내용은 사실 굉장히 까다로운 내용이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임마누엘 칸트, 제러미 벤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철학적 사고와 반대의견들이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또는 누구나 들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을 그 예로 들어

철학자들과 현시대의 우리와 철학적 토론을 하게끔 만들어준다.

학창시절 아무생각 없이 듣고 외웠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고들의 위험성은 무엇인지...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또한 미국의 정치인들의 발언이, 법관들의 판결이 이러한 철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놀라움을 느꼈다.

과연 우리나라의 정치인이나 법조인들도 그럴까...싶기도 하고.


이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 번 읽고 말 소설책이 아니라 책장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읽을만한 소장용 책이다.

단점이라면....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_-

갈수록 뭐랄까....머리에 쥐가 난다랄까....한마디로 어렵다. 잘 읽히지가 않는다.

쏙 들어오는 예를 들며 주위를 환기하고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서 뭔가 술술 읽히는 맛이 처음에는 있지만

갈수록 그것이 떨어짐을 느낀다.

쉬엄쉬엄 읽어야 할 책이다.
Posted by 부르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