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강남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러 걸어가고 있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두리번 거리시며 내가 지나칠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듯 했다.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죄송합니다만..오늘 누굴 만나기로 했는데 못만나서 버스를 타려는데 400원이 모자라네요..'
하시며 500원짜리 한개와 100원짜리 한개를 보여주셨다.
'버스비가 천원인가요?'
지갑에서 천원짜리 하나를 꺼내어 건네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신다.
(* 속으로 400원이 부족하니 천원을 드리고 육백원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잠시하였다.
그런데 고맙다고 하시는 데 육백원 달라고 할 수는 없더라...-.ㅡa)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양복에 빵모자까지 쓰신 할아버지께서 지갑이 없었던 것일까...'
'누굴 만나려고 아침부터 강남역에 오신걸까...'
그리고 이내 앵벌이는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생각까지 하게 하는 세상이 싫다.
잠시 후 버스를 기다리며 줄을 섰다.
'씨바 좆나 어쩌구 저쩌구...'
참으로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같은 줄에 조금 뒤쪽에 서있던 학생 둘이 아침부터 무슨 씨발을 입에 달고 사람들 많은 데서 떠는지...
순간 경희대 패륜녀가 떠올랐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더이상 지식인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는다.
개나소나 다 가는 곳이 이제 대학이고 대학생은 고삐리보다 나이 몇 살 더 먹은 대딩일 뿐이다.
어릴적부터 욕을 곧잘하던 나이기에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욕할때 주변에서 듣는 이의 기분이 어떨지...나도 경망스럽고 천해보이는 것인지...
그래도 나는 사람 많은데서 시끄럽게 욕하지는 않았다. 그랬...겠지? ^^;
출근해서 주가를 확인해보니 오늘도 폭락이다.
적당히 폭락하고 올라주길 바래본다. ㅎㅎ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서야....그러나 드디어...나...아이폰 샀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8) | 2010.06.05 |
---|---|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단 4표차로 당선!! (3) | 2010.06.03 |
촌놈 강남의 미용실 가던 날. (4) | 2010.05.09 |
사람....그리고 소식 (4) | 2010.04.27 |
고독한 현대인...늘어가는 외톨이 (2) | 201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