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9. 16:34


친구...
친구란 무엇일까?

어릴적 친구란 함께 노는 또래아이였다.
서로의 집에 놀러도 가고 부모님도 알고..
늘 붙어다니며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아는..
그런사람이 친구였다.

대학교를 가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중고등학교때 친구는 그 수가 조금씩 줄어든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술을 같이 마신다.
게임을 같이 하고 당구를 같이 치고 서로 여자를 소개시켜준다.
고민도 함께 하고 슬픔도 함께 하고 기쁨도 함께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다.
직장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중고등학교때 친구는 그 수가 더 줄었지만
더 이상 줄지는 않을것이다.
오랫만에 연락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편한말을 쏟아낼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었으니까.
대학교때 친구들은 그 수가 많이 줄어든다.
학교다닐때 오가며 인사하고 술도 함께 마셨던 친구들은
사실 단 둘이 만난적이 없는 친구가 많다.
그런 친구들과는 연락이 서로 없고 차차 친구명단에서 사라진다.

사회생활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는 많이 줄어든다.
직장내에서의 생활 이외의 생활은 별로 없다.
각종 동호회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은 꾸준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겠지만..
나는 동호회 같은건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나이를 먹으며 하나 둘씩 결혼을 하기 시작한다.
결혼하면 연락이 점점 뜸해진다.
여자의 경우 연락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남녀간의 친구사이는...결혼 이후에는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나이탓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용건 없이 전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회사를 그만두고 어학연수를 떠나서 많은 외국친구들을 만났다.
또한 한국 동생들도 많이 만났다.
어림잡아 40명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게 너무나 즐거웠다.
더군다나 생전 보지도 못했던 노란머리, 파란 눈, 검은 피부,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이라 더 들떴다.
어학연수가 끝나고 귀국한지 10개월...
연락이 이어지는 친구, 동생들은 그 수가 벌써 많이 줄었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나에게 친구가 몇명이나 될까?
바로 생각나는 친구는....
고등학교 친구 댓명정도...
대학교 친구 댓명정도...
회사 동료 댓명정도...
어학연수때 만난 동생 댓명정도...
외국 친구들 열명정도...
따지고 보면 많은 것도 같다.
그런데 또 그렇지가 않다.

나에게 먼저 연락하는 친구는 몇명일까...
고등학교 친구...없다.
대학교 친구...한둘?
회사 동료...한둘?
어학연수때 만난 동생...한둘?
외국인친구...서넛?

이래서 외로운 것이었다.
내가 전화하기 전에 전화하는 친구가 없고
내가 메일 보내기 전에 메일 보내는 친구가 없으니
명절에 집에 사흘동안 누워있어도 전화 한통이 없는 것이다.
이래서 최근 통화목록에서 가족빼고는 찾아보기 힘든것이다.

친구사이에도 관리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이따금씩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이 메일을 안보내고 앞으로도 안보내면..
이 친구와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이녀석에게 전화를 안하면 메신져를 안하면...
이 친구와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때면 한껏 우울해진다.

친구들아...
너희들은 외롭지 않니? 그래서 연락이 없는거니?
바람이 찬 가을이 되니 이런 생각들이 자꾸 나는구나..
아무래도 연애를 해야할까보다.
그런데 누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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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부르스리